이렇게 몸에 문제 생긴 것도 난생 처음...
예약한 대로 조선대병원에서 방광루를 설치하기로 했다.
방광루...
거의 이런 형태이다
정확하게는 '치골 상부 방광루'인데, 그림처럼 복부를 뚫고 방광에 직접 도뇨관을 설치하여 요도로 소변을 내보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
쉽게 배꼽 아래쪽에 위치한 방광을 연결해야하는데, 이것이 방광이 커짐에 따라 복벽과 점점 가까워지기 때문에 카테터로 정확하게 방광까지 뚫기 쉬워진다.
이미 처음 진료 받았던 교수에게서 진료 받았기 때문에 일단 낯설지는 않은데,
처음 해야하는거니 얼마나 아플지 어떨지 전혀 몰랐다.
문제는 방광을 '가득' 채워야 한다는 것.
보통 일반인 방광의 용량은 500-600mL되는데, 250mL이상 되면 요의가 생기고 350mL이상 차게 되면 참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그런데 나의 경우 400mL이상 채워야 한다는 것.
내 경우 오전에 진료 예약을 했음에도, 방광을 채워오라고 하면서 오후에 처치 하자고 했기 때문에
점심을 먹고 처치 하려고 기다리는데 한참이 지나도 소변이 제대로 차지 않아 결국 '이뇨제' 까지 맞게 되었다.
그 시각 4시 30분...
당일 진료가 다 끝나가는 시간...
결국 이뇨제 때문에 빠르게 방광이 채워지는 느낌이 들게 되고, 점점 참기 어려워 지면서 소변을 보면 안되기 때문에 참느라 지옥같은 상황을 겪게 된다.
단순히 방광까지 카테터를 꽂아 넣는 것이기 때문에 국소마취로 복부와 방광에 통증을 줄인다고는 하지만
지금이야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얘기할 수 있어도 다시 겪으라고 한다면 '절대로' 안하고 싶다.
소변도 참아야 하고 아프기 때문에 배에 힘도 들어가고...
결국 소변은 나오게 된다...
아무나 겪어보라고 하고싶진 않지만, 이건 국소마취로 맨살을 뚫고 평상시에는 외상이 있을 리 없는 장기까지 천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생지옥...
5시가 지나서야 겨우 마치고나서 방광루와 소변백을 연결해 덜렁거리는 채로 귀가 하게 된다...
너무 아파...
처음 해서 그런지 몰라도 진통제와 항생제 처방을 일주일 치 받았지만, 이게 너무 모자라서 결국 추가로 타이레놀을 달고 살게 된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카테터에 소변백을 연결하고 있는 것이 생활하는 데에 너무 불편했다...
왼쪽은 소량으로 자주 비워야 하는 600mL짜리, 오른쪽은 병원 등에서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를 위한 2,000mL짜리 소변백
소형 소변백은 다리에 밴드로 반고정 할 수 있는데, 바지를 입으면 잘 보이지 않지만 소변이 차면 바지에 눌리는 부분은 피부와 맞닿아서 땀이 차기도 하는데 땀띠가 날 수도 있다.
오른쪽 소변백은 애초에 크기 자체가 크기 때문에 손잡이가 달려있고, 저걸 달고 다니는 것은 내가 한번 해보니 정말 불편하다.
그리고 방광루 하게 된 당일 밤 늦게 방광루 주변에서 출혈이 조금씩 계속 있었고, 조선대병원 응급실에서 처치 받았다. 지혈제를 거즈에 묻혀 모래주머니로 눌러서 지혈이 좀 되자 귀가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처치한 날이 평일에 발생한 일이고, 밤이 늦었다 보니 환자가 적어 빠르게 조치를 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리고 일주일 지나던 날 밤에는 소변이 소변백으로 배액이 잘 되지 않아 요도로 소변을 보게 되면서 다시 조선대병원 응급실로 갔다.
여자친구는 택시를 타고 가자고 했지만, 소변만 아니면 운전은 가능할 것 같아 운전해서 가자고 했다.
중간에 또 소변이 너무 마려워 화장실을 들렀고, 밤이다보니 그렇게 막히지 않아 빠르게 도착 했다.
이 날은 환자가 좀 있어 처치가 좀 늦긴 했는데, 아무래도 그동안 있던 출혈때문에 피가 뭉쳐 카테터 끝을 막은것 같아 방광 세척을 해보고 문제가 있을 경우 다른 처치를 하자고 했다.
방광세척은 카테터와 소변백을 분리하고 식염수를 방광으로 주입한 다음 주입에 이용한 큰 주사기로 방광내 식염수와 이물질등이 있을 경우 함께 빼내는 처치이다.
처음 하자마자 뾱 하면서 뭔가 튀어나왔는데, 이게 사이즈가 장난 아니다.
색깔은 피 굳은 색인데 크기가 커도 아무래도 체내에 머물다보니 피딱지처럼 굳은 것은 아니더라.
그래서 조금은 말랑한 채로 카테터를 막고 있어 빼낼 수 있었다.
그렇게 피말랑이가 빠져나오니 다시 소변 배액이 잘 되었다.
내 몸의 문제인가 하고 얼마나 걱정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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